‘필로티(pilotis)’는 건축물 1층을 기둥만 남기고 비워 두어
건물을 공중에 띄우는 듯한 구조를 말합니다. 프랑스 근대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새로운 건축 5원칙” 가운데 하나로 제안한 이후, 한국에서는 다세대·다가구·저층 아파트와 같은 도심 주택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실용 해법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4].
1️⃣ 필로티 구조, 왜 선택할까?
- 주차난 해결 ― 도로 폭이 좁은 주거밀집지에서도 1층을 통째로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용적률 혜택 ― 국내 건축법상 필로티층은 주차장·공용공간으로 인정돼 연면적 산정에서 제외, 동일 대지에서도 더 많은 세대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 층간소음·사생활 보호 ― 1층이 비어 있어도 실거주층은 ‘사실상 2층’ 높이를 누리며, 아래층 이웃이 없어 소음 민원이 적습니다 [5].
- 채광·통풍 개선 ― 지면을 비우면 지하·저층까지 자연광과 바람이 흘러 건물 전반의 쾌적성이 높아집니다.
2️⃣ 필로티 구조의 장단점 정리
구분 | 장점 | 단점 |
---|---|---|
생활·편의 | 주차·자전거·무인택배 등 공용 공간 확보 층간소음 감소, 프라이버시 향상 |
겨울철 상·하수도 동파 및 바닥 냉기 문제 1층 개방으로 방범 취약 |
건축·법규 | 용적률 가산, 건폐율 완화로 경제성 ↑ | 내진·내화 설계가 까다로워 공사비 상승 지진·화재 시 구조적 취약 가능성 |
안전 | (장점 없음) | ‘굴뚝 효과’로 화염·연기 확산 속도 빠름 기둥 손상 시 상부 전체 붕괴 위험 |
※ 요약: 화재·지진 취약성은 설계·시공 단계에서 충분한 내화·내진 대책이 동반돼야만 상쇄됩니다.
3️⃣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 화재 (2025‑07‑17) — 무슨 일이?
2025년 7월 17일 밤 9시 10분경, 광명시 소하동 10층짜리 아파트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불이 나
사망 3명·중상 9명·경상 53명 등 총 6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1]. 화재는 80분 만에 진화됐지만, 외벽 전체가 시커멓게 그을릴 정도로 불이 급격히 번졌습니다 [2].
🔥 필로티가 불길을 키운 이유
- 사방이 열린 ‘아궁이 효과’ ― 주차장 네 면이 개방돼 바람길이 형성되자 신선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공급돼 화염이 순식간에 확산됐습니다 [3].
- 가연성 천장·차량 연료 ― 1층 천장 방화구획이 양호하지 않았고, 주차된 자동차 연료·타이어 등이 폭발적 열원으로 작용했습니다.
- ‘굴뚝 효과’에 의한 연기 상승 ― 기둥 사이 빈 공간이 자연 굴뚝이 돼 뜨거운 연기가 계단·복도를 타고 상층부로 치솟으며 대피 시간을 갉아먹었습니다.
- 피난 경로 차단 ― 불꽃이 주 출입구와 계단실을 에워싸면서 고층 주민들은 옥상 피난로로 이동하지 못했습니다.
🚨 전문가들이 제시한 대책
- 필로티 주차장 천장·기둥에 준(準) 불연재 이상 마감 적용 및 스프링클러·제연 설비 의무화.
- 기둥 사이에 반(半) 개방형 방화셔터를 설치해 평소 통행성은 유지하되, 화재 시 자동 차폐.
- 2층 이상 세대에는 대피 공동구(하향식 피난구)·완강기 등 피난 설비를 강화.
- 입주민 대상 정기 소방 교육·차량 주차 안전 수칙 점검으로 인재(人災) 요인 최소화.
4️⃣ 정리 & 블로그 운영자 한마디
필로티 구조는 도시 주거 환경의 ‘필요악’ 일만큼 편의성과 경제성이 뚜렷하지만,
‘개방성의 이점’이 ‘재해 취약성’으로 뒤집히는 순간 치명적 사고로 이어집니다.
광명시 화재는 “설계 ▶︎ 시공 ▶︎ 관리 ▶︎ 피난 교육” 전 과정이 촘촘히 이어져야만
필로티 구조가 가진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필로티 주택·아파트를 설계하거나 매입하려 한다면,
✔︎ 내진·내화 인증 자재 사용 여부
✔︎ 주차장 스프링클러·제연 설비 설치 여부
✔︎ 피난 동선 확보 및 방화셔터 작동 상태
를 꼭 확인하세요. 작은 체크리스트 하나가 우리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