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퇴임 후 각종 현안에 대응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파격적인 변호인 선임 소식을 전하며 법조계와 정치권이 동시에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보수 진영의 강력한 스피커이자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계몽녀(啓蒙女)' 김계리 변호사가 있습니다.
기존의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가 아닌, 가장 전방에서 여론전을 이끌던 유튜버 변호사의 선임. 이는 단순한 법적 방어를 넘어, 자신을 향한 공세에 강력한 '여론의 방패'이자 '반격의 창'을 들겠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과연 김계리 변호사는 어떤 인물이기에 윤 전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을까요? 그녀의 출신부터 '계몽녀'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논란과 특이사항까지, 모든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1. '계몽녀' 김계리, 그녀는 누구인가?
(1) 법조인과 극우 유튜버의 두 얼굴
김계리 변호사는 1983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조인입니다. 변호사로서의 경력보다는, '계몽녀'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국민을 계몽한다'는 의미로 '계몽녀'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보수, 특히 극우적인 시각에서 정치·사회 현안을 거침없이 비평하는 콘텐츠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습니다.
그녀의 방송 스타일은 점잖은 법률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직설적이고 때로는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야권 정치인들을 맹비난하고,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열렬히 옹호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계몽녀 TV')
(2) '아스팔트 우파'의 아이돌
그녀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보수층, 소위 '아스팔트 우파'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인물입니다.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현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이슈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복잡한 법적 쟁점을 지지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그녀는 단순한 유튜버를 넘어, 보수 진영의 '아이돌 변호사'로 불리기도 합니다.
2. 어떻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되었나?
김계리 변호사의 선임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닌, 오랜 기간 쌓아온 인연과 신뢰의 결과로 분석됩니다.
- 검찰총장 시절부터 이어진 '엄호': 그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서 당시 여권과 극심한 갈등을 빚던 시절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 총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상대 진영의 공격을 '법률'의 언어로 방어해 왔습니다. 이러한 꾸준한 '참전'이 윤 전 대통령 측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입니다.
- '법률 대리인'과 '여론 대변인'의 동시 역할: 퇴임 후 윤 전 대통령이 마주한 여러 법적 문제들은 단순한 법리 다툼을 넘어 치열한 '여론전'의 성격을 띱니다. 김 변호사는 법정에서 변론하는 '방패'의 역할과 동시에, 유튜브와 언론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창'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인 셈입니다. (출처: 시사저널, "윤석열의 창과 방패, 왜 '계몽녀'인가" 분석 기사)
3. 끊이지 않는 논란 및 사건사고
강력한 팬덤만큼이나 그녀를 둘러싼 논란 역시 끊이지 않습니다. 인사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의 변호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녀의 과거 행적은 더욱 엄격한 잣대 위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1) '가짜뉴스 공장장'이라는 비판
그녀의 유튜브 콘텐츠는 종종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단정적으로 제기하거나, 특정 사건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여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야당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가, 해당 언론사와 후보자 측으로부터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반박과 함께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한겨레, "민주당, '가짜뉴스 유튜버 김계리' 고발" 2024.11.15. 기사)
(2) 변호사 품위유지 의무 위반 논란
자극적인 섬네일, 욕설에 가까운 거친 언어 사용,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 등은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킨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여러 차례 진정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변호사로서의 윤리 의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출처: 법률신문, "변호사 유튜버의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기획 기사)
4. 특이사항: '팬덤'을 무기로 싸우는 변호사
김계리 변호사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팬덤'입니다. 기존의 변호사들이 법리와 증거, 판례를 통해 법정에서 싸웠다면, 김 변호사는 여기에 더해 자신을 지지하는 강력한 온라인 팬덤의 지지를 무기로 싸웁니다.
- 사건의 대중화: 그녀는 법적 쟁점을 자신의 지지층이 열광하는 정치적 이슈로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능숙합니다.
- 정치적 영향력: 변호사로서의 활동이 곧 정치적 활동과 직결되는 새로운 유형의 '폴리페서(polifessor)'가 아닌 '폴리변호사(polilawyer)'의 등장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서는 그녀의 이러한 행보가 결국 정계 진출을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합니다.
결론: 고도의 전략인가, 위험한 도박인가
김계리 변호사는 법조계의 전통적인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뉴미디어 시대가 낳은 새로운 유형의 법률가이자 정치 플레이어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합류는 법적 방어선을 구축함과 동시에 자신을 향한 정치 공세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그녀의 '창과 방패'가 과연 윤 전 대통령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그녀의 자극적인 행보가 중도층의 반감만 사고 사건을 더욱 정치의 수렁으로 밀어 넣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의 모든 법적 공방이 그녀로 인해 더욱 시끄럽고, 더욱 치열하며, 더욱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출처 표기
- 유튜브 채널 '계몽녀 TV'
- 대한변호사협회(Korean Bar Association) 변호사 정보
- 조선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 '계몽녀' 김계리 변호사 선임… 여론전 포석" (2025.07.11)
- 한겨레, "민주당, '가짜뉴스 유튜버 김계리 선임, 사법 체계 조롱' 논평" (2025.07.11)
- 시사저널, "윤석열의 창과 방패, 왜 '계몽녀'인가" 분석 기사 (2025.07.12)
- 법률신문, "변호사 유튜버의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 기획 기사 (2024.09.20)